대지는 날씨 속에서 읽습니다
마른 날의 지형만으로는 물이 모이는 곳과 바람이 빠져나가는 길을 충분히 알기 어렵습니다. 첫 방문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비가 지난 다음날 다시 걸으며 땅의 낮은 흔적을 기록합니다.
나뭇잎이 한쪽으로 눕는 방향, 돌 사이에 물이 잠시 머무는 자리, 이웃의 지붕이 보이는 높이는 도면의 선보다 먼저 집의 위치를 결정합니다.

남겨야 할 것과 비워야 할 것
대지를 평평하게 만드는 대신 기존 높낮이를 생활의 장면으로 바꿉니다. 낮은 곳은 빗물을 모아 식재를 살리는 마당이 되고, 높은 곳은 멀리 보는 방이 아니라 시선을 걸러 주는 벽의 기준이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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